호르몬 밸런스

빨리 늙고 싶은가, 그리하여 노년에 아프고 싶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호르몬이다. 몸의 한 기관에서 합성, 분비되어 체액, 혈액을 타고 몸속을 순환하며 여러 기관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물질을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우리 몸에서 활동하는 호르몬은 100종이 넘는다. 신체 여러 곳에서 밤낮으로 분비되어 순환하며, 몸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호르몬에 의해 젊음과 건강이 유지되는데, 호르몬의 기능은 20세를 기점으로 서서히 저하된다. 지나치게 호르몬 기능이 떨어지거나, 호르몬 밸런스가 무너지면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사람의 몸을 제어하는 2개의 거대한 시스템이 있다. 자율신경과 호르몬이다. 

 
자율신경은 평상시에 심장을 움직이고, 호흡하고, 체온을 조절하고, 땀을 흘리고, 음식을 소화하는 생명 유지 기능을 도와주는 활동을 한다.

자율신경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다. 우리 몸을 긴장하게 하는 것이 교감신경이고, 반대로 느슨하게 하는 것이 부교감신경이다. 그래서 교감신경은 '의욕의 신경', 부교감신경은 '휴식의 신경'이라고 불린다.

한편 우리의 몸 속에는 태어날 때부터 탑재된 체내 시계가 있다. 지구의 자전에 따라 하루 24시간 주기로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이런 매일의 자연 현상에 적응하기 위해 생체리듬을 만들어내는 것이 체내 시계다. 체내 시계는 전신의 약 60조 개 세포 각각에 존재하는 시계 유전자를 바탕으로 신경을 컨트롤한다.

이 체내 시계에 따라 낮에는 교감신경이, 밤에는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어 활동하도록 시간표가 짜여있다. 그러므로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계속하면 체내 시계의 혼란으로 두 개의 신경 밸런스가 무너져 자율신경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전부는 아니지만 호르몬도 체내시계에 따라 활약하도록 시간표가 정해져 있다. 낮은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호르몬이, 밤은 낮 동안의 혹사로 피로해진 몸과 상처 입은 세포의 회복을 위한 호르몬이 활약하는 귀중한 시간이다. 

체내 시계가 혼란에 빠져 호르몬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몸이 본래 가지고 있는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전신의 회복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젊음과 건강을 해치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안티에이징 효과를 발휘하고 싶다면 밤에 호르몬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면중 우리 몸에서는 적극적인 회복이 이뤄진다. 말하자면 우리의 몸은 재생 공장으로 변신한다. 공장을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사용될 도구를 빠르게 공급해야 하고, 공급받은 도구를 이용해 공장을 가동할 작업 시간이 필요하다.
 
이 비유를 풀어보면 밤의 재생 공장에서 사용되는 도구는 호르몬이며, 도구가 공급되기 위한 공급로는 혈관이다. 그리고 공장이 가동되는 작업 시간은 바로 수면 시간이다.

 
체내 시계의 시간표에 따라 수면 중에는 전신 세포의 회복을 위한 도구인 호르몬이 증가한다. 그리고 우위가 된 부교감신경이 모세혈관을 이완시켜, 회복에 필요한 호르몬이 포함된 혈액을 필요로 하는 기관으로 흘러갈 수 있게 공급로를 만든다. 도구와 공급로가 준비되면 이 모든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작업시간, 즉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 일하는 호르몬의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도구, 공급로, 작업 시간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효과적인 안티에이징을 위한 기본이다.

호르몬은 모든 생명 유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뇌의 시상하부가 정보를 수집하고 뇌하수체에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며 뇌하수체는 각각의 내분비기관에 호르몬을 만들라고 명령한다. 사령탑인 시상하부는 밤낮으로 몸을 순환하는 호르몬 분비의 증감에 대해서도 지시한다. 우리가 살아있는 한 호르몬은 활동할 것이며 그것도 매우 유능한 일꾼임에 틀림없다.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어야 건강이 유지되고 동시에 자율신경의 밸런스도 유지할 수 있다. 이 자율신경과 호르몬의 통제하에 있는 것이 전신을 돌고 있는 혈관이며, 그 혈관을 타고 자율신경과 호르몬이 힘을 발휘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노화의 구조, 병과 호르몬의 관계, 호르몬의 힘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습관 등, 호르몬을 이해하고 최대한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호르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나이가 들어도 젊은 사람'과 '나이에 비해 늙은 사람'의 차이를 만든다.
 
 
네고로 히데유키의 《호르몬 밸런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