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뇌혈관에 폐색(혈관 등을 이루는 관이 막히는 경우)이 발생하여, 뇌혈관이 막혀 영양분과 산소를 포함한 혈액이 뇌에 공급되지 않으면서, 뇌혈류 감소가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뇌조직이 괴사(조직이나 세포의 일부가 죽는 것)되고 이것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이를 뇌경색(cerebral infarction)이라고 합니다. 반면 뇌혈류 감소에 의해 뇌기능에 이상이 생겼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한 뇌혈류가 다시 공급되어 뇌조직의 괴사 없이 뇌기능이 회복되었을 때를 일과성 허혈성 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이라고 부릅니다. 뇌졸중(stroke)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모두 일컫는 질환명으로, 최근에는 뇌경색이 훨씬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뇌경색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동맥경화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맥경화증에 의해 병든 혈관에서 주로 발생하는 혈전(핏덩어리)은 심장에서 뇌로 가는 내경동맥이나 뇌혈관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전이 혈관을 막거나 혹은 처음 형성된 부위에서 떨어져 나가 다른 혈관을 막는 것을 색전이라고 합니다. 혈전이 심장이나 굵은 뇌동맥 등에서 떨어져 나와 말단부 뇌혈관을 막아서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말단부 혈관이 아주 좁아진 경우 허혈성 뇌졸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뇌경색의 증상은 혈관이 막힌 혈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신 불수, 언어 장애, 시야 장애, 어지럼증, 의식 소실 등이 나타납니다.
뇌경색의 진단은 뇌 전산화 단층촬영(CT)이나 자기 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를 통해 뇌신경 및 뇌혈관의 상태를 파악한 후, 그에 따른 약물 치료나 수술 치료를 고려합니다.
뇌경색의 치료는 약물 요법(혈전용해제, 항혈전제)과 비약물 요법(혈관 성형술, 스텐트 삽입술, 경동맥 내막 절제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약물 요법(혈전용해제, 항혈전제)
① 혈전용해제
뇌혈관이 막혀 뇌 혈류가 차단되면 불과 몇 시간 내에 뇌 조직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생깁니다. 따라서 수 시간 이내에 막힌 뇌혈관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여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여 뇌 혈류를 재개해야 합니다. 치료가 잘 되면 증상은 즉시 호전되며, 수일 이내에는 완전히 회복됩니다.
혈전용해제의 투여 방법은 정맥 내 투여 방식과 동맥 내 투여 방식 두 가지입니다. 동맥 내로 직접 투여하는 방식은 효과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그 효과도 우수한 반면, 시간과 인력이 많이 소요되어 항시 시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정맥 내 투여 방식은 뇌졸중 발생 3시간 이내에 사용 가능하며, 간단하기는 하지만 그 효과를 즉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때때로 치명적인 뇌출혈을 발생시키는 부작용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치료에 관한 한 가장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적어도 3시간 내지는 6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② 항혈소판제제
동맥 경화 상태의 혈관 벽에 혈전이 생기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항혈소판제제를 투여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항혈소판제제로는 아스피린, 플라빅스, 티클리드, 플레탈 등이 있습니다.
③ 항응고제
심장 질환에 의한 뇌색전증, 혈관 박리 등에 의한 뇌경색인 경우 피의 응고를 저지시키기 위해 항응고제를 사용합니다. 항응고제가 지나치게 많이 투입되면 뇌출혈이 생길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항응고제 투여 중에는 여러 번 피검사를 하여 피의 응고 상태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어야 합니다. 항응고제의 투여 방법에는 주사 제제인 헤파린과 경구용 제제인 쿠마딘이 있습니다.
▶ 비약물 요법(혈관 성형술, 스텐트 삽입술, 경동맥 내막 절제술)
두 개 내외 뇌동맥이 심하게 좁아진 경우 약물 요법만으로 뇌졸중 재발을 막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뇌동맥의 협착 정도 및 양상, 기타 환자 조건에 따라 좁아진 혈관을 넓혀 주는 스텐트 삽입술이나 동맥경화 자체를 없애 주는 경동맥 내막 절제술을 시행합니다.
뇌경색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고, 회복되더라도 전체 환자의 25% 정도가 장애를 갖게 되는 만큼 무서운 병입니다. 주로 급성기에 나타났던 증상들이 그대로 남아 편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증상이 나타난 급성기에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정상 뇌세포가 손상된 기능을 더 많이 대체할 수 있도록 조기에 재활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각 장애 유형에 따라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인지치료 등 다양한 재활치료가 이루어집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아무리 잘 회복되더라도 전체 환자의 5-20%에서 뇌경색이 재발하며, 재발하면 새로운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급성기 치료가 끝나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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