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기간 동안 강박적 혹은 감정적으로 먹거나 음식을 제한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건강한 식습관이 없다.
강박적으로 먹는 사람은 의식하지 못한 채 아무 생각 없이 먹는다. TV를 보는 내내 과자를 집어먹고, 무의식적으로 부엌 찬장을 뒤진다.
감정적으로 먹는 사람은 기분이 언짢을 때마다 음식에 손을 뻗는다. 연인과 다투기라도 한 다음이면 아이스크림 통의 바닥을 긁을 때에야 정신을 차린다. 과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강박적으로 먹는 동시에 감정적으로 먹는다.
음식을 제한하는 사람은 칼로리와 지방 함량에 대해 영양사보다 더 많이 안다. 음식 앞에서 온통 수치심과 죄의식을 느끼면서 체중이 느는 것을 두려워하고, 음식을 먹어도 되는 때와 양에 대한 엄격한 규칙들을 정해놓고 따른다. 이들은 음식과의 관계를 이용해서 자신의 문제와 감정을 처리한다.
섭식장애(eating disorder)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하루, 일주일, 몇 주 또는 몇 달 단위로 과도한 과식과 소식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식습관에는 규칙이 있다. 간단하다.
● 배가 고프거나 먹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먹는다.
● 자신에게 만족을 줄 거라고 믿는 음식을 선택한다.
● 몸의 반응에 주의를 기울이며 즐겁게, 의식적으로 먹는다.
● 배부르거나 만족스러우면 그만 먹는다.
간단히 말해서 연료가 필요하다거나 무척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는 몸의 신호들을 아는 것이다. 배고픔을 존중하며 몸이 원하는지 원치 않는지를 토대로 음식을 선택한다. 또 어떤 것이 정말 맛있을까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자신을 만족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음식으로 오르가즘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미각과 포만감과 만족감을 계속 확인하면서 즐겁게 먹는다. 음식을 충분히 먹었을 때는 그만 먹는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런 식으로 먹는 것이 숨쉬기만큼이나 자연스럽다.
가슴이나 위장에서 느껴지는 갉작거림, 가벼운 현기증,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 약간의 짜증, 경미한 두통, 묘사하기 힘든 희미한 구역질 등이 바로 배고픔의 신호다. 배고픔은 생리현상이며 해결하지 않는 한 그 신호들은 점차 강해진다.
건강한 식습관을 익히기 위해서는 얼마나 배가 고픈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배가 너무 고파서 구역질이 나거나 흙이라도 파먹을 태세라면 너무 오래 기다렸기에 가까이 있는 음식을 모조리 먹어치울 것이다. 전혀 배 고프지 않다면 이미 만족스러운 상태에서 음식을 먹기 시작했을 터이니 언제 그만 먹어야 할지 알지 못할 것이다. 음식은 적당히 배가 고플 때 제일 맛있다. 하지만 영혼의 아픔, 어떤 것을 하고 싶지 않을 때 느끼는 감정, 갈증이나 극도의 피로, 불편함 등 음식을 먹으라고 충동질하는 모든 종류의 감정은 가짜 배고픔이다. 음식 이외의 다른 것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배고픔이 아니다.
음식에 대한 갈망은 해결해줘야 하는 욕구, 긁어줘야 하는 가려움이다. 따라서 가려움이 사라지자마자 긁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즉 갈망을 확인하고 갈망이 충족될 정도의 양만 먹어야 한다. 음식에 대한 갈망은 배고픔과는 다르며 배고픔이 따를 수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배고픔은 언제 먹을 지를, 갈망은 무엇을 먹을지를 알려준다.
겉보기엔 뜬금없이 생겨나는 어떤 맛이나 음식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바로 갈망이다. 하지만 할 일이 없어서 먹고 싶다든지, 정서적, 영적 공허함을 채우고 싶다든지, 슬픔이나 실망을 느낀다든지 할 때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 믿으며 냉장고에 들어있는 생일 케이크 한 조각이 자꾸 떠오른다면 음식에 대한 갈망이 아니다.
오랫동안 다이어트를 해왔다면 몸이 정말로 원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능력을 일시적으로 잃었을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그것을 알아내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은 당연히 나는 얼마나 배가 고픈가?이다. 식당에 있다면 메뉴를 꼼꼼히 살펴보며 각각의 항목에 시선을 멈추고 몸이 관심을 보이는지 주위를 기울이자. 집이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이 있는지 보고 각각 맛을 상상해 보자. 자신의 내면에서 만족을 주는 음식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어떤 음식이든 자신의 기분, 구할 수 있는 것, 자신이 처한 환경, 그날 이미 먹은 것, 지금 이후로 먹고 싶은 것을 토대로 선택해야 한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이 우주에서 오직 나 자신밖에 없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식당에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요리가 떨어졌다고 해도 짜증을내지 않는다.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음식을 선택하려고 하지만 없다면 다른 것을 주문하고 음식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오히려 덜 먹는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몸과 연결되어 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몸이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계속 관심을 기울인다. 절차 기억이 작동 중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절차 기억은 그 유형을 학습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 신호들이 강하고 분명하기 때문이고, 오랜 세월 동안 그 신호들에 귀를 기울여왔고, 그 신호들을 신뢰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며, 그 신호들을 올바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
● 규칙적으로 호흡한다.
● 음식을 잘 씹은 후에 삼킨다.
● 접시에서 자주 고개를 든다.
● 식사 중에 잠깐씩 쉬면서 먹고 있는 음식의 맛을 음미한다.
● 이따금 수저를 내려놓고 그것들이 손의 일부라고 여기지 않는다.
● 음식을 먹는 내내 규칙적이고 자동적으로 자신과 무언의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 아직도 배가 고픈지 아니면 배가 부르거나 만족스러운지를 알아낸다.
● 어제 먹은 것이나 내일 먹을 것이 아닌 지금 앞에 놓인 음식에 집중한다.
● 다른 사람의 접시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개의치 않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접시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배가 부르다는 느낌과 만족스럽다는 느낌은 별개의 것이다.
하지만 둘 모두 음식을 먹는 경험에 대한 신체적 반응이며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음식을 통해 포만감이 아닌 만족감을 추구하는 때가 있다. 배는 고프지 않은데 어떤 음식을 갈망할 때가 그렇다. 특정 음식을 갈망할 때 중요한 것은 맛과 질감이다. 새콤달콤한 사탕을 먹고 싶은 충동이 갑자기 인다면 한두 알만으로도 천천히 녹여 먹으면서 갈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선택한 갈망했던 음식을 의식적으로 먹는다면 아주 적은 양으로도 즐거움의 절정에 도달할 것이고 그 후에는 그 음식이 그렇게 맛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음식을 더 많이 더 먹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배고픔과 진짜 갈망을 구별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배고픔은 대체로 감정적이고 진짜 갈망은 이보다는 더 생리적인 것이다.
건강한 식습관은 진짜 갈망을 인정하고 맛있게 먹는 것이다.
커렌 케이닉의 《가짜 식욕 진짜 식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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