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간암수술 중 악성흑색종이 발견되고, 이후 다발성 뇌 전이가 일어나 시한부 3개월 진단을 받았다. 치료로 면역요법 중에서도 면역관문 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Nivolumab)인 옵디보(Opdivo)라 불리는 새로운 암 치료제를 복용했다. 이 약은 2018년 노벨의학·생리학상을 수상한 혼조 다스쿠박사가 개발한 암치료제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 치료로 일부 암세포가 소멸되면서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상태가 호전되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하였다.
암치료제인 옵디보의 치료효과를 결정짓는 요소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라는 장내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장내에 이세균이 없는 환자는 옵디보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카트 전 대통령을 구한 것은 차세대 유익균으로 알려진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였다. 지금까지 유익균이라 하면 대개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을 떠올렸지만 최근 들어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균을 뜻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차세대 후보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는 장점막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장 점액층을 두텁게 해 점막 투과성 항진을 막고, 지방세포 내 조절 T 세포 발현증가를 통해 항비만 효과를 유도한다. 또한 단쇄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SCFA)을 분비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장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며 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혈당 조절을 도와 2형 당뇨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플랜트 페러독스》의 저자 스티븐 R. 건드리 박사는 새 책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에서 장내벽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장내벽이 점액질로 촉촉하고 매끄러운 상태여야 하며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이 세균은 뮤신(musin)을 좋아한다(phila). 인체의 입에서 항문까지 이어지는 소화관 내벽은 부드럽고 끈끈한 점막으로 덮여 있다. 점막은 점액을 분비해 조직 표면이 마르지 않게 할 뿐만 아니라 미생물을 가둬 감염을 예방하고 다양한 항균제를 분비하는 방어기지다. 그리고 뮤신이 점막에 이런 기능을 유지하는 핵심 성분이다. 점막 미생물의 다수를 차지하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뮤신을 먹고 여러 가지 짧은 사슬지방산을 내놓음으로써 장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에 서식하는 어떤 박테리아는 세포의 표면이 LPS(지질 다당류)라고 부르는 분자로 코팅되어 있는데 이 분자가 혈액으로 들어가면 독소로 작용한다. 비만한 사람들의 혈액에서 LPS 수치가 높게 나오고 그들의 지방세포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LPS이다. LPS가 체내에서 지방세포의 분열을 방해하기 때문에 지방이 용량을 초과하여 저장되는 것이다.
비만한 사람과 마른 사람의 장에서 서로 다른 비율로 존재하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체중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의 수가 적은 사람일수록 체질량지수가 높아진다. 마른 사람의 경우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4%에 달하지만 비만한 사람의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의 수가 적을수록 장내벽의 점액질층이 얇아져서 더 많은 LPS가 혈관으로 들어갈 기회를 주게 된다. 마른 사람의 장에서 주로 나타나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두꺼운 점액질층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장내벽의 세포를 설득하여 점액질을 충분히 생산하도록 한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장내벽 세포가 점액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더 많이 발현하도록 유도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박테리아 자신에게는 유리한 서식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LPS가 장내벽 세포를 통과해 혈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데 이 박테리아가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보이차이다. 보이차를 마시면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가 늘고 장내벽이 튼튼해진다. 그 결과로 독성물질의 침입을 막음으로써 염증의 원인을 제거한다. 자가면역질환을 줄이기 위해 녹차를 마시는 것이 좋은데 더 강한 효과를 원한다면 보이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보이차는 지질이 산화되는 것을 막는다. 또한 보이차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이 철분 수치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철분은 노화를 촉진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헌혈하는 사람은 헌혈하지 않는 사람보다 오래 산다. 간헐적 헌혈이 철분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 식단에 식물성 섬유질을 첨가하면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 수가 늘어난다.
▶ 이 균을 늘리기 좋은 식품으로 차의 카테킨, 포도와 크랜베리의 폴리페놀 등을 꼽는다.
한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하루 두 번 아침저녁으로 크랜베리 추출물을 섭취했다. 이는 60g의 신선한 크랜베리를 섭취하는 것과 동일한 양이다. 분석 결과, 크랜베리 추출물 섭취 4일 만에 장내 미생물 군집에 변화가 나타났다. 장점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 박테리아가 자극돼 염증 반응이 줄고 장 장벽이 강화됐다. 부티레이트 생산도 증가했는데 연구팀은 크랜베리에 풍부한 폴리페놀 성분이 건강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폴리페놀 중에서도 ‘플라반-3-올’ 성분이 총 함량의 75%로 풍부하며 플라보놀, 페놀산, 안토시아닌 등도 함유돼 있다. 폴리페놀은 장내 미생물과 상호작용해 긍정적인 건강 효과를 낸다.
▶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되는 날과 24시간 동안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으면 안 되는 날을 교대로 반복하는 간헐적 단식을 통해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를 늘릴 수 있다.
▶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치료약인데,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를 늘리는 약으로도 사용된다. 장관 상피의 밀착 연접을 정상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24년 최근의 연구에서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의 호흡기 증상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기도 염증과 기도 과민증상이 완화되는 천식 증상 완화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 2022년 한 국내 연구진은 아토피 환자의 체내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 수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적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가 실험 쥐에서 아토피 증상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또 다른 최근 연구는 퇴행성 뇌질환 또는 대사성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가지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는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지닌 동물 모델에서 운동조절 능력, 인지 능력 및 기억력 개선효과를 나타내며, 고지혈증, 지방간, 비만 및 고혈당의 개선 효과가 현저한 것을 확인하였다.
엘러나 콜렌의 《10% 인간》과 에다 아카시의 《장내세균의 역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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