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name="naver-site-verification" content="907076764712300405968261e9533d11cad1f6a8" / 진 해크먼과 벳시 아라카와-한탄 바이러스(Hantaan virus, HTNV)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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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진 해크먼과 벳시 아라카와-한탄 바이러스(Hantaan virus, HTNV)를 아십니까?

by belly fat 202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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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할리우드 유명 배우 진 해크먼과 그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벳시 아라카와가 자신들의 저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무슨 일인지 궁금했었습니다. 진 해크먼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명배우이지만, 저는 특히 그의 시니컬한 코믹연기를 볼 때마다 느껴지는, 단순히 재미있지만은 않는, 그의 연기력의 정수를 보여주는 묘한 분위기에 이끌립니다.

 

그런데 오늘 미수사당국의 발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의 부인 벳시 아라카와가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antavirus Pulmonary Syndrome, HPS)으로 1주일전에 사망하였지만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던 진 해크먼은 벳시 아라카와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집안에 시신을 그대로 둔 채 생활하다가 1주일 후 고혈압과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분이 자신은 65세를 넘기면서, 인생의 목표를 치매에 걸리지 않고 살다 자연스럽게 죽는 것으로 정하고 나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고쳐나가고 있다고, 그러다보니 지금 건강상태가 젊을 때 못지않다고 하신 말씀이 문득 떠오릅니다.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이란?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한타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중병입니다. 주로 쥐를 매개로 그 배설물, 오줌 또는 타액과의 접촉 등으로 감염하는 공기 전파식 바이러스성 전염병입니다. 즉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의 타액 및 대소변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가 먼지와 함께 공중을 떠다니다가 사람의 눈, 코, 입 또는 상처 난 피부 등을 통해 감염됩니다. 한타바이러스는 특히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신장 감염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한타바이러스는 세계 최초로 한탄 바이러스(Hantaan virus, HTNV)를 분리해낸 한국의 이 호왕 박사가 지은 이름입니다. 이 호왕 박사는 한탄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백신까지 개발해 '한국의 파스퇴르'로 불립니다. 그는 2021년 노벨 생리 의학상 후보 물망에도 올랐다고 합니다. 
1982년 WHO가 한국형 출혈혈과 임상적으로 비슷한 질병들의 원인이 한타바이러스임을 증명하고 한타바이러스에 의한 비슷한 질병들을 모두 신증후군 출혈열(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 HFRS)로 명명했습니다. 여기에서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1990년대에 분리되었다고 합니다. 

 

한타바이러스 신증후군 출혈열은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수세기 동안 존재해 왔으며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유행했다고 합니다. 1993년 미국 서남부에서, 1994년 캐나다 서부에서 처음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이 보고되었습니다.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처음에는 독감처럼 보입니다. 발병 초기에는  고열  근육통  두통  구역  구토 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납니다. 병이 악화되면 폐에 물이 차서 숨쉬기가 어려워집니다. 특별한 치료법이나 치료약은 없지만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 증상 및 합병증 중 상당수는 치료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하며, 환자에 따라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될 수도 있습니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치사율이 5~15%이고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35~50%입니다.

바이러스가 있는 곳에 사는 사람, 또는 흰발생쥐의 타액/배설물/집과 접촉하는 사람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지만, 집안 및 집 주변의 설치류의 활동, 집 바닥 내부 공간으로 사람이 기어다닐 수 있는 크롤 스페이스, 가옥 밑, 비어 있거나 가끔만 사용되는 건물(산장, 트레일러, 뒤뜰 헛간) 등에서 어떤 작업을 할 경우 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캠핑/하이킹을 할 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피소를 사용하거나 흰발생쥐 서식지에서 캠핑을 할 경우, 흰발생쥐가 생활하고 있는 폐쇄 공간에서 작업을 하거나, 놀거나, 거주할 경우에 한타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드물게는 생쥐 또는 생쥐 배설물이 눈에 띄지 않았음에도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에 걸렸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흰발생쥐 또는 그 배설물이 눈에 띄지 않더라도 이러한 장소는 조심해야 합니다.

 

신장 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신증후군 출혈열의 한국의 유행기는 10월부터 12월~1월까지이고 또한 5~6월에도 건조하면 유행하므로 성묘벌초, 야유회처럼 풀밭이나 산에 들어갈 때는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가을이 되면 3대 전염병, 유행성 출혈열(신증후군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을 조심하라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산이나 풀밭에서 야외 활동 시 긴소매와 장갑 및 장화, 마스크 등을 착용하여 최대한 피부 노출을 줄이고 외출 뒤에는 몸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습니다.

 

이 호왕 박사가 백신 개발을 할 때 일화가 있습니다. 이호왕 박사와 연구진 7명, 연구를 공동 진행하던 제약회사 직원들 30명까지 참여하였지만 임상참여 인원이 부족했습니다. 그때 경기 북부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기자 한 명이 유행성 출혈열에 걸리자 골프장 근무자 수백 명이 백신을 맞겠다고 몰려왔다고 합니다. 마침내 1990년 이호왕 박사는 ‘유행성 출혈열 백신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산이나 풀밭에서 앉거나 눕는 활동 특히 옷과 소지품을 무심코 풀밭에 내려놓는 행동들은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항상 자리를 깔고 소지품을 올려놓고 사용한 자리는 집에 돌아오면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잘 말려야 합니다.  

백신 '한타박스'는 ‘한탄 바이러스’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는 응당 그 명명권을 가지며 세계 과학사에 이름을 남길 권리가 있지만 이호왕 박사는 여기에 한탄강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학문적 업적을 개인의 이름으로 남기는 것은 후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고 바이러스를 발견한 것도 한탄강 주변이었으며 한탄강은 남과 북이 갈라진 강으로 우리 민족의 한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여겨져 ‘한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작고하신 이 호왕박사님과 진 해크먼·벳시 아라카와 부부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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