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는 백미보다 GI 지수가 낮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위장에서 소화되는 시간이 길어서, 우리 몸에 탄수화물이 천천히 흡수된다. 따라서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서서히 증가하기 때문에 몸에 좋다고 인식되고 있다. 현미밥의 가장 큰 단점은 소화 흡수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소가 많아도 우리 몸이 제대로 소화하고 흡수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현미밥을 지을 때 압력솥을 많이 이용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타민 파괴가 많이 일어나기도 한다. 현미는 통곡물의 대표 명사라 할 수 있는 식품인데 근래에는 통곡물이 장누수 증후군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발표도 있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 장누수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인 아토피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탄수화물의 소화 과정을 한번 살펴보자.
① 입 안
구강으로 들어온 전분·녹말이 일차적으로 저작(씹는) 작용으로 인해 분해된다. 전분을 잘게 부술수록 표면적이 넓어진다. 그렇게 되면 침과 쉽게 섞여 식도를 부드럽게 내려갈 수 있다. 침 속에는 아밀라아제라는 소화효소가 함유되어 있어 이것으로 인해 전분을 짧은 덱스트린으로 만들며 맥아당까지도 분해가 가능하다. 저작 작용이 많을수록 이러한 과정이 더욱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전분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이다. 이렇게 구강에서 소화된 탄수화물을 삼키면 약 7초에 걸쳐 25.4cm 정도의 식도를 통과한다.
② 위에서의 소화
위액으로 전분을 분해시킨다. 음식물이 구강과 식도를 거쳐 위에 들어오면 음식물이 위벽을 자극하여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을 준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염산의 분비를 조절하여 소화를 돕는다. 위액의 여러 가지 성분 중 하나인 염산은 PH가 약 2 정도 된다. 염산은 세균 번식을 방지하거나 위의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기 때문에 아밀라아제에 의한 전분의 분해를 중단시키기도 한다. 위에서는 위액만이 소화 과정을 돕는 것이 아니다. 위의 연동운동으로 인해 음식물이 위액과 섞여 부분적으로 소화된 유미즙이라는 반액체 상태로 만든다. 위 내벽을 둘러싸는 당단백질인 뮤신은 위 내벽 세표의 자가분해를 방지하고 음식물을 부드럽게 하기도 한다
③ 소장에서의 소화
모든 형태의 탄수화물이 소장으로 들어오면 전분이 최종적으로 분해된다. 소장은 주된 흡수 장소이기도 하다. 소장 벽의 표면에는 융털이라는 매우 미세한 돌출부가 수백만 개가 나와 있는데 이 융털은 소장벽을 따라 유미즙이 있을 때 앞뒤로 흔들리는 형태로 자극된다. 소장은 이러한 연동운동으로 소화가 끝날 때까지 유미즙을 이동시킨다. 처음 유미즙이 십이지장으로 들어오면 그 자극으로 인해 췌장액, 소장액, 담즙 분비가 촉진된다. 이러한 소화액들은 알칼리성을 띠고 있어 장 내부환경이 변화되는데 산성을 띠고 있던 유미즙이 중화되어 소장 소화효소의 최적 상태인 PH 7에 가까워진다. 결과적으로 흡수를 위해서 효율적인 소화분해 과정이 일어날 수 있도록 장의 내부 환경이 변화되는 것이다.
④ 대장에서의 소화
소장에서 소화 흡수되지 못한 식이섬유가 대장으로 이동되면 장내 박테리아에 의해 가용성 섬유소가 분해되어 유기산과 가스가 생성된다. 유기산은 대장벽 세포에서 흡수되며 불용성 섬유소와 기타 소화·흡수가 이루어지지 못한 물질들은 직장으로 이동되어 대변으로 배설된다.
탄수화물의 흡수는?
탄수화물은 소장에서 단당류의 형태로 흡수된다. 포도당의 흡수 속도를 100으로 하면 갈락토스는 110, 과당은 43, 만노오스는 19, 자일로스는 15이다.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는 융모의 흡수 세포에서 나트륨과 함께 능동수송으로 흡수되고 과당은 촉진 확산으로 흡수된다. 이렇게 흡수된 포도당, 갈락토오스, 과당은 관문액을 지나 간으로 간 후 에너지로 사용되거나 혈액의 혈당으로서 방출된다. 또는 글리코겐으로 생성되거나 지방으로 합성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면 음식물에 따라서는 소화 흡수 과정에 어떤 특징이 있을까?
예를 들어 빵은 건조한 음식이라서 침과 잘 섞이기 힘들다. 침과 섞이지 않은 빵은 위를 거치고 십이지장에서 췌장의 아밀라아제와 섞이기 전까지 소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수는 대부분의 사람이 씹지 않고 삼키는 데 국수의 특성상 씹지 않고도 목으로 잘 넘어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입에서 잘게 씹어서 부숴주고 침과 잘 혼합시켜 소화액이 닿는 면적을 넓게 해 주어야 소화에 도움이 된다.
떡도 역시 딱딱한 음식이라서 입에서 잘 씹어서 잘게 부서 줘야 소화액이 닿는 면적이 넓어져서 소화에 도움이 된다.
죽도 국수와 마찬가지로 씹을 필요가 없어서 타액과 섞이는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십이지장에 들어가서야 소화가 이루어진다 너무 기력이 없어서 음식을 씹어 먹을 수 없거나 치아가 나빠서 음식을 씹을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밥을 잘 씹어 먹는 것이 죽을 먹는 것보다 소화에 더 좋다.
현미는 백미에 비해 영양소가 풍부하다. 그러나 아무리 영양소가 풍부해도 현미의 껍질이 부서지지 않는다면 소화액이 닿지 못해 소화가 안 된다. 현미뿐 아니라 모든 껍질이 있는 곡류(팥, 조, 수수, 옥수수, 귀리 등)는 십이지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껍질이 깨져야만 소화시킬 수 있다. 탄수화물의 소화는 이빨로 잘 씹고 입안에서 침과 잘 섞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되는 식사법이다
이권세, 조창인, 채기원의 《저탄수화물 고필수지방 음식 치료, 좋은 지방이 내 몸을 살린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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