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과 고요산혈증

고요산혈증은 핵산의 일종인 퓨린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최종 대사산물인 요산이 혈액 중에 과도하게 증가하여 7.0mg/㎗ 이상인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 몸에서 퓨린의 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요산이 과하게 생성되거나 또는 신장 질환으로 요산이 소변으로 배설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요산의 혈중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요산이 신장이나 관절로 들어가 침전되어 결정체를 이루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관절이 붓고 통증을 일으키는데 이것을 통풍이라고 합니다. 통풍 증상은 엄지발가락을 포함해 발목과 발 안쪽에 걸쳐 전반적으로 나타나며, 마치 뼈가 쪼개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① 요산의 과잉생산 
요산의 과잉생산은 퓨린의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기능장애, 용혈성 질환, 림프증식질환, 골수증식질환, 적혈구증가증, 건선, 파젯병, 횡문근융해증, 운동과다, 과음, 비만, 퓨린 과잉섭취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② 요산의 배설 감소 
요산의 생성은 정상이지만 요산의 배설이 감소되어 발생되는 경우로는 신장기능 이상, 요붕증, 고혈압, 다낭성 신질환, 산혈증, 케톤혈증, 기아, 사르코이드증, 납중독,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 저하증, 임신중독증 등이 있습니다. 저용량의 아스피린, 이뇨제, 알코올, 항결핵제인 에탐부톨. 피라지나마이드 등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③ 요산의 과잉생산과 배설 감소 
요산의 과잉생산, 배설 감소의 두 가지 기전이 함께 고요산혈증을 일으키는 경우로는 알코올, 쇼크 등이 있습니다.

---

▶ 퓨린은 주로 등 푸른 생선(정어리, 꽁치, 고등어, 연어, 참치, 삼치, 멸치 등)에 많이 있고, 조개 및 오징어, 갑각류(새우, 게 등), 김·미역 같은 해조류, 적색육(소고기, 돼지고기 삼겹살과 갈비), 동물의 내장(허파, 간, 곱창, 명란, 이리 등), 맥주 효모 자체, 말린 버섯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퓨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제한해야 합니다.

 
▶ 알코올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알코올의 대사과정에서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일으켜서 수분을 빼내고 또한 몸속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면서도 수분을 이용합니다. 따라서 알코올 섭취 후 인체는 탈수에 빠지게 되며 탈수상태에서 혈중 요산들이 결정화되어 염증 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이것이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통풍이 됩니다. 
 
모든 술이 혈중 요산 수치를 올리지만 맥주는 *핵산이 많이 포함되어 직접적으로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핵산은 맥주 효모에 고농도로 들어있는데, 사실 맥주는 대부분이 수분이라 말린 새우나 말린 멸치에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으로 퓨린이 들어 있습니다. 1리터 즉 1kg 좀 넘는 양에 30mg 정도 들어가 있는데 말린 멸치나 말린 새우에는 100g 당 700mg의 퓨린이 있습니다. 맥주 효모에 퓨린이 있는 것이지 맥주에 많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몸에서 수분이 부족할 때, 요소 대신에 요산이 생성되므로 술이 통풍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 과일과 음료수 등에 많이 들어있는 과당 섭취도 주의해야 합니다. 과당을 과다섭취하면 비만을 초래하고 요산치를 상승시킵니다. 

▶ 단백질 공급원 역시 가려서 섭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기의 경우 돼지고기는 전체적으로 퓨린 함량이 조금 높은 편이며, 소고기의 경우 지방이 없는 부위, 스테이크로 구워 먹을 수 있는 근육 부위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퓨린 함량이 낮은 편입니다. 껍질을 제거한 닭가슴살의 경우 퓨린 함량이 크게 낮은 편입니다.
또 퓨린은 물에 녹으므로, 수육 고기를 먹을 때 끓여서 먹거나 끓인 뒤 살짝 굽는 정도로 먹는 것 역시 도움이 됩니다. 물론 퓨린이 녹아 나온 고기 끓인 물이나 고깃국물을 섭취하는 것은 당연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현미보단 백미가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도정 과정에서 제거되는 씨눈 성분에 퓨린이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통곡물 외에도 다시마나 미역도 퓨린이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요산수치가 높은 사람은 최소 2리터, 다이어트로 식사를 통한 수분 섭취가 적거나 땀을 많이 흘리면 3리터 이상 마시면 조금이라도 요산이 더 배출된다고 합니다.  

 

요산의 축적으로 인한 통풍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요산배출이 관건이 됩니다. 식약처 간행물 <약과 음식 상호작용을 피하는 복약안내서>에 따르면 알칼리성 식품이 소변을 알칼리화하며 소변에 녹는 요산의 양을 늘려 통풍 치료에 약물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알칼리성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원활한 요산배출을 유도해 통풍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야채는 소변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요산 배출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식사량이 줄어들면 저나트륨혈증을 주의해야 하는데, 야채섭취가 늘어나면 칼륨이 과다해지므로 야채를 데쳐서 건더기를 많이 먹으면 칼륨 섭취도 줄어들고 혹시 모를 퓨린에 대한 걱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

고요산혈증 환자의 90%는 평생 증상이 없습니다. 그러나 신장에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통풍이 오는 상당수 환자들에게 고혈압, 당뇨가 동반되는 특징이 있어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높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요산에 의한 심혈관 질환 가능성에 유의해야 합니다. 통풍이 발병하지 않아도 고요산 수치가 10여 년 이상 유지·방치되면 서서히 혈관이 망가지고 당뇨병을 유발하며 관절의 변형과 신장장애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현재 여러 가지 다양한 요산 강하제가 개발되면서 엄격한 식이요법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비만, 탄수화물(특히 과당이 많이 포함된 음식)이 통풍 발생의 증가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통풍 환자들에게 적절한 체중감소와 함께 저퓨린, 저칼로리, 저탄수화물 식이를 추천하며 적절한 유제품과 단백질의 섭취를 병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통풍은 대사성 질환이며 대사증후군과 자주 동반되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적절한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통하여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퓨린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가급적 피하고 단백질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 권장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식이요법으로 혈중 요산 농도를 1.0mg/㎗ 밖에 감소시킬 수 없으며, 이러한 식이요법을 장기간 지속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 현재는 통풍 환자들에게 권유되지 않습니다. 
 
반면, 최근의 연구에서 칼로리를 적당히 낮추고 단백질의 함량을 증가시킨 식이요법을 시행하였을 때 4개월 후 평균 요산 농도가 18%가량 감소되고 통풍발작의 빈도도 67% 정도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연구에서 유제품 섭취가 요산을 낮춤으로써 통풍 위험도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통풍이 두 배 이상 증가된 원인으로 탄산음료와 옥수수 시럽 등에 포함된 많은 과당(fructose)이 주목받게 되고, 고요산혈증과 인슐린 저항성과의 관련성이 알려졌습니다.
 
현재는 통풍 환자에게 다음과 같은 식이요법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 과식을 피하고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식이요법 
● 전체적인 칼로리를 낮추는데 탄수화물 함량을 줄이고 단백질 함량을 다소 늘이며 불포화 지방을 함유한 식이요법
● 동반된 질환으로 당뇨병 (당뇨식), 고지혈증 (저지방), 심혈관계 질환 (저염식)에 유리한 식이요법
 

*단백질의 체내 최종 분해 산물은 요산이 아니라 요소(urea)입니다. 둘은 엄연히 다른 물질이며 요산을 최종 분해 산물로 가지는 것은 바로 핵산입니다. 고기를 많이 먹어서 요산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핵산을 포함하는 세포들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입니다. 핵산의 염기 중 구아닌과 아데닌이 요산과 동일한 퓨린 계통의 물질이라 요산 합성의 뼈대가 되는 것입니다.

 ☞ 엄격한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를 할 경우 급격한 체중 감소는 체지방과 근육이 분해되면서 혈중 산성 물질을 증가시켜 요산 배설을 어렵게 하므로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좋습니다.

 
☞ 오메가 3 보충제는 주로 등 푸른 생선으로 만들지만, 퓨린은 물에 잘 녹으므로 생산공정에서 제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