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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플까

제프리 블랜드의 《질병은 없다(The Disease Delusion)》에서

by belly fat 2024. 5. 29.

제프리 블랜드의 책 《질병은 없다(The Disease Delusion)》 서문 「질병은 허상이다」에서 마크하이먼은 '기능의학은 증상별 의학에서 원인별 의학으로, 질병별 의학에서 시스템별 의학으로, 장기별 의학에서 유기체별 의학으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다. 질병의 이름을 아는 것은 질병의 진짜 원인에 대해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그것은 올바른 치료법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진 질병이라는 허상이다.'라고 말한다.
 

현대의학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증상을 묻고 질병명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해 준다. 그 약들은 특정 대사 과정의 오작동으로 발생한 급성질병에 대한 단기적 치료법으로 개발된 것이다. 문제는 만성질환은 대사의 특정 단계에서 일어나는 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성이라 불리는 질병과 증상은 다양한 원인에서 발생하며 그 원인들 각각은 자신만의 증상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그 질병에 대한 약은 병의 근본 원인이 아니라 주요하게 드러나는 증상만을 치료하기 때문에 만성질환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 오히려 만성질환이 지속되고 반복해서 발병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되기도 한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한시적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되고 관계당국의 승인을 받은 이 약물들을 평생 사용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삶을 그럭저럭 살아나가는 게 아니라 삶을 갉아먹는 중인 것이다. 약물이상반응에 점점 더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부사장이었던 앨런 로지스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처방약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효과가 없다. 90퍼센트의 약물이 단지 30~50퍼센트의 환자들에게만 효과가 있다.” 즉, 당신의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복용할 때 당신은 많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으나 ‘또 다른 많은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었던 치료법에 믿음을 걸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행운의 부적을 갖고 다니며 그 치료법이 당신에게 효과가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의사들이 한 가지 약물이 효과가 없으면 다른 약물을 처방하는 시행착오적 방식을 계속 사용하는 이유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나는 서로 다른 증상을 다스리기 위해 여러 가지 약물을 함께 사용하는 다중약물요법의 경우에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여기서 문제는 한 사람 안에서 여러 가지 약물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있다. 즉 하나의 약물이 다른 약물에 역효과를 일으키면서 약물들 사이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의학으로 만성질환을 ‘관리’(치료가 아닌)하는 것은 우리가 이러한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보다는 약물과 임시적인 치료로 가리고 있을 뿐이다. 더 나쁜 것은, 증상만을 치료하는 것은 우리를 더 큰 질병으로 가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 딜레마를 피할 수 없으니 순순히 받아들여야 할까? 기능의학의 아버지 제프리 블랜드는 단연코 아니라고 한다. 기능의학은 시스템적 접근 방식을 사용한다. 기능의학에서 시스템적 접근 방식을 취하는 목적은 개인의 유전적 고유성과 개인의 식단, 생활습관, 환경 사이에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려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면역계, 신경계, 내분비계, 혈관계 등의 기관계가 네트워크 처럼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 계통은 함께 작동하는 전체 시스템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또한 지금 우리의 의료를 변화시키고 있는 후성유전학이론 만성질환은 유전적으로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식단, 생활습관, 환경의 차원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우리의 유전자에 메시지를 전하여 유전자발현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기능의학은 환자의 전체 생리적 네트워크를 살펴 환경요인으로 인해서 유전자 발현이 변형된 곳들의 불균형을 찾아낸다. 실제로 환경이 당신의 신체에 전하는 메시지가 당신의 고유한 유전적 소인을 거쳐 처리되는 과정에는 이런 불균형이 존재한다. 기능의학 이론에서는 불균형한 생리적 과정을 찾아 그것의 균형을 이룰 때 마침내 만성적인 불건강 상태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본다. 
 

신체에는 모든 기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7개의 핵심 생리 과정이 있다. 어떤 기관계든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불균형들이 대부분의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체 기관계에 불균형이 일어나는가? 당신의 환경과 행동은 식단, 주변 환경, 운동, 스트레스, 트라우마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당신의 몸에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이 입력 정보는 당신이 가진 고유한 유전적 소인을 통과하며 처리된다. 당신의 유전자는 주변과의 상호작용에서 얻는 메시지를 세포에 대한 지시사항으로 변환시키면서 그러한 상호작용에서 얻는 메시지에 항상 반응하고 있다. 주변에서 받는 특정한 입력 정보가 핵심 생리 과정의 어느 한 곳에 균형이 틀어지게 만드는 특정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즉 당신의 외부 세계와 내부의 고유한 유전자 사이에 불일치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불균형이 건강하지 못한 증상을 일으킨다.
 
다음은 7개의 핵심 생리 과정이다.

1. 흡수와 배설
신체가 음식에서 영양소를 얻는 소화과정은 입속의 침에서 분비되는 아밀라아제 효소가 탄수화물을 부수는 것으로 시작해 위에서 효소와 산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십이지장에서 담즙이 지방을 분해하고, 여기서부터 유미즙이라는 일부만 소화된 음식이 소장과 대장으로 이동한다. 장에는 많은 수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유익균과 유해균이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 몸과 조화를 이루어 산다. 음식의 영양소가 흡수되어 에너지로 전환되면 폐기물을 배출해야 하는데 장과 신장, 방광, 피부 등이 담당한다. 소화-흡수와 제거-배설이라는 두 과정의 특정 단계에서 불균형이 일어나면 이들은 면역계와 신경계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다양한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몸 전체 면역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장면역계는 위장관 입구에서 유해한 외부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장내미생물불균형(Dysbiosis) 장내 미생물의 균형과 조화가 깨진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장이 손상되거나 미생물군이 무너지면 다양성을 잃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염증성 미생물의 비율이 높아진다. 유익한 미생물이 죽으면서 생긴 공간을 유해한 미생물이 채우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대장 벽이 더 이상 항염증성 미생물군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대장 벽을 함께 지탱하고 있는 치밀 결합에 손상을 주고 새는 장(Leaky Gut)이라고도 부르는 장투과성 증가 현상이 발생해 세균 내독소(LPS)가 혈류로 흘러나가기 때문이다. 이 세균 내독소는 혈관에 들어가 온몸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가는 곳마다 염증을 일으킨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이 소장의 벽에 손상을 주는 질환이다. 통증과 만성변비, 성장장애, 자가면역질환,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 많은 연구는 셀리악병과 치매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 즉 글루텐에 유전적 취약성을 가진 사람의 소화기계는 음식 속 글루텐을 적으로 인식해 염증 메신저 분자를 활성화시키고 염증 메신저 분자는 간으로 이동해 쿠퍼세포를 자극해 백혈구의 염증반응을 활성화시킨다. 이 백혈구들은 미세아교세포라는 뇌세포의 염증을 촉발시켜 결과적으로 치매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뇌의 기능부전은 장의 면역 염증반응을 치료해야 한다. 식단에서 글루텐을 제거하여 소화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약을 투여하는 것보다 더 합리적인 첫 번째 단계이다. 장은 간, 면역계, 뇌와 연결되어 있다. 
 
흡수-배설 과정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엇을 해야 하는가?

 4R 프로그램
1단계 : 제거하라
모든 음식 알레르겐과 민감성을 보이는 음식물질을 제거하라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전형적인 물질인 곡물에 든 글루텐, 유제품에 든 카제인 단백질, 콩, 감귤류 과일, 땅콩, 달걀, 조개류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라. 곰팡이 핀 음식과 발효식품에 대한 노출도 줄여라.
2단계 : 대체하라
소화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분해하는 판크레아틴 소화효소제를 식사와 함께 복용하여 소화와 흡수기능을 개선하라
3단계 : 재접종하라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매일 보충하라
4단계 : 수리하라
장점막벽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영양보조제를 복용하라. 가장 중요한 것이 아연 (15mg), 판토텐산(500mg), 오메가 3(2~3g), 아미노산 L- 글루타민(5g), 마그네슘(200mg), 비타민 B 복합체이다.

 
4R 프로그램은 특이한 소화불량을 치료하거나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흡수-배설이라는 핵심 생리 과정의 근본적인 불균형을 다룬다.

2. 해독

해독 과정은 독소에 대한 노출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데 해독 기구의 대부분이 존재하는 간에서 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을 통해 독성물질이 비독성 부산물로 바뀌며 신장과 장을 통해 배출된다. 해독 기능의 결함은 일반적으로 만성질환이 계속 악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3. 방어
우리 신체의 방어과정은 면역 기능의 조정이다. 신체의 방어 시스템인 면역계의 절반 이상은 위장관에 있다. 전신에 퍼져있는 임파선에도 있다. 면역계의 동력원인 백혈구는 T세포와 B세포 두 가지 기능단위로 나뉜다. T세포가 외부물질에 대한 우리의 즉각적인 반응을 통제하는 일을 한다면 B 세포는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접하는 물질들에 대한 내성을 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면역계는 이 두 가지 기능 단위를 갖추고서 면역감시를 행하면서 상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대다수의 만성적인 면역문제는 주변환경이 보내는 메시지가 유전자발현에 미치는 영향에 원인이 있다. 그러므로 환경요인이 신체 면역계의 불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조정함으로써 면역계가 원래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기능의학의 목적이다.

4. 세포 연락
우리의 세포는 끊임없이 주변을 감지하며 신체의 한 부위에서 다른 부위 사이에 생리적 메시지를 보낸다. 이것이 세포 연락 과정이다. 세포연락은 신체 핵심 생리과정의 상호의존성을 유지하며 인간생명 체의 균형을 유지시킨다 이 균형이 신체의 항상성이다. 인간의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생체적응 반응을 알로스타시스라고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에 반복적으로 각성이 되면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알로스타시스 부하가 생기게 되고 흔히 만성질환의 형태로 나타난다. 환경독소, 식단, 건강수준, 특정 파이토케미컬에 영향을 받아 세포 연락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그로 인해 신체 생리에도 기능 이상이 일어나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5. 세포 수송
소화계가 흡수한 영양은 세포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데 이것이 수송 과정이 하는 일이다. 영양소와 호르몬, 기타 세포전달물질의 세포 수송 결함은 심장병과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한 많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6. 에너지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 소기관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대사해 우리 몸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세포손상을 초래해 생물학적 노화와  다양한 만성질환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7. 신체 구조
우리의 뼈대는 5~7년마다 한 번씩 리모델링된다. 또 뼈와 결합조직은 끊임없이 우리의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신체 구조가 있어야 적절한 생리 기능이 가능하므로, 신체 구조는 우리의 건강과 질병을 규정하는 요소가 된다. 뼈 건강을 잃으면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

우리의 건강을 결정하는 7가지 핵심 생리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소는 유전자발현, 식단, 생활습관과 행동, 환경이다.
 
기능의학은 이렇게 운영된다.
 
1. 핵심이 되는 임상적 불균형을 찾는다.
첫 단계는 환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질병의 전조증상과 촉발요인, 매개요인을 배경지식으로 하고 환자의 생활습관요인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핵심도구인 기능적 생체지표의 측정·평가이다. 생체지표는 어떤 핵심 생리 과정에서 불균형을 나타내는지, 그리고 향후 어떤 만성적 의료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 알게 해 준다.
 
생체지표우리의 기능적 건강상태를 가리키는 지표이다. 대표적으로 혈압, 체지방률, 당화혈색소, 혈당과 혈중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수치, HDL, LDL, y-GT(간수치), 페리티, Hs-CRP 등을 말한다. 생체지표는 우리의 유전자가 우리의 고유한 생활습관이나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고 감염되고 휴가동안 정크푸드만 먹고 독소에 노출되면 우리의 유전자도 이에 반응해서 변화하고 생체지표의 패턴도 그에 따라 변화한다. 즉 건강상태가 교란되었음을 나타내는 생체지표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다시 말해 생체지표는 개인의 유전자 발현의 변화를 그 개인의 식단, 생활습관, 환경의 변화로써 기록한다는 것이다.
 
2.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블랜드 박사가 이야기하는 바와 같이, 어떤 질병의 형태도 동일하지 않으므로, 적절한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아픈 것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환자 중심의 기능의학 모형은 각 개인이 자신의 건강관리에 전적으로 참여하도록 요구한다. 기능의학의 관점은 간단하다.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식단과 생활 습관, 환경에 변화를 주면 유전자가 발현되는 방식과 우리의 건강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