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과식이나 운동량 부족이라는 원인만으로 생기는 생활 습관병이 아니다.
ⓐ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서는 장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비만이 체내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메커니즘은 단순히 우리가 얼마나 먹고 움직이냐를 넘어서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에서 우리 몸이 실제로 흡수하는 열량과 그 열량을 소비하거나 저장하는 수준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비만한 사람들의 몸에 사는 박테리아는 날씬한 사람들의 박테리아보다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게 한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정상적인 시스템에 기능 장애가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의 미생물이 우리 신체의 정상적인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비만은 우리가 칼로리를 얼마나 섭취하는 가가 아니라 장내 유익균이 얼마나 그것을 활용하는가의 문제이다.
벨기에 루벤가톨릭대학교의 영양대사학 교수인 파트리스 카니는
☞ 비만한 사람들은 포만 호르몬인 렙틴의 효과에 내성을 보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지방 조직 역시 병증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또한 정상적인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저장할 때는 지방세포의 수를 늘려 그 각각에 지방을 소량씩 저장하지만 비만한 사람들은 지방세포의 수를 늘리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지방세포의 크기를 늘려 더 많은 지방을 쑤셔 넣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체내의 염증 수치가 높고 새로운 지방세포를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은 에너지 저장 과정이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병적인 상태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니는 염증을 일으키고 지방 저장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비만 세균이라고 의심했다. 장에 서식하는 어떤 박테리아는 세포의 표면이 LPS(지질 다당류)로 코팅되어 있는데 이 분자가 혈액으로 들어가면 독소로 작용한다.
더 정확히 말해서 LPS가 체내에서 지방세포의 분열을 방해하기 때문에 지방이 기존의 지방세포에 용량을 초과하여 저장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비만한 사람의 지방 조직은 생화학적인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주범은 LPS라는 것이다.
벤저민 빅먼은 자신의 책 《왜 아플까》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방세포가 지방을 저장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지방세포의 수를 늘리는 증식(hyperplasia)과 지방세포의 크기를 늘리는 비대(hypertrophy)이다. 중요한 것은 한계 이상으로 성장한 인슐린 저항성 지방세포는 지방을 새어 나가게 할 뿐 아니라 지나치게 큰 크기 때문에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성 단백질을 혈액으로 방류한다는 점이다. 대사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수의 크기가 작은 지방세포가 적은 수의 큰 지방세포보다 낫다. 적은 수의 큰 지방세포는 염증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단백질까지 새어나가게 만든다. 지방세포가 계속해서 이런 유해한 성분들을 혈액으로 뿜어내면, 지방세포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간과 근육을 비롯한 조직들이 희생을 당한다.
미생물들의 세포벽에서 떨어져 나오는 조각들인 지질다당류(lipopolysaccaride, LPS)가 장의 경계를 넘어서 장이 아닌 다른 장기나 조직 림프 혈액으로 들어가면 좋은 세균인지 나쁜 세균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원래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숨어 있는 박테리아와 지질 다당류 혹은 다른 침입자들은 면역 반응을 일으켜서 광범위 염증을 일으키므로 비만, 당뇨 등 질병을 부르고 노화를 앞당긴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을 이루는 90%가 우리의 장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이며 그들이 우리의 건강과 장수를 좌우하므로 장 내 유익균이 번성할 수 있는 장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또한 식물성 렉틴이 장손상과 더불어 전신염증을 일으키는 강력한 잠재력을 가짐으로써 비만으로 가는 전제조건임을 알게 되었다.
ⓑ 또한 우리는 이미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통하여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적절한 양의 단백질 섭취, 그리고 좋은 지방을 충분히 섭취함으로써, 적게 먹는 다이어트의 단점인 기초대사량의 저하를 막아주는 저탄수화물고지방(LCHF: Low Carb High Fat) 다이어트의 원리를 이해하였고, 자가포식(autophagy)이론을 기반으로 태어난 공복의 이점을 이해하고 그 실천방법인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 IF)을 올바르게 실행하여 건강을 얻고 또한 반드시 따라오는 부수적인 효과인 체중감소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케토채식》의 저자 윌 콜박사는 "케토제닉(Ketogenic)은 생화학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이 아니다. 제대로만 따르면 올바른 효과를 본다. 사람마다 생화학적 특징이 다르므로 나타나는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생화학의 궁극적 목적은 생물체의 생명현상을 밝히는 데 있다. 생화학은 생물체의 화학적 조성과 생물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화학반응들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케토제닉은 인체가 갖춰야 할 자연스러운 상태다. 케톤체란 인체가 지방을 분해할 때 생기는 물질로, 무네타 테츠오는 그의 저서 《지방의 진실 케톤의 발견》에서 태아와 신생아의 케톤체 농도가 기준치의 20~30배가 넘는다고 한다. 이는 태아가 포도당이 아닌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왔음을 의미하고, 인류가 케톤체 대사를 기본으로 해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우리의 두뇌와 신체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생물학적인 관점과 진화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가장 지속 가능한 형태의 에너지는 좋은 지방이다."라고 말한다.
여기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진 폴 살라디노 박사를 소개한다. 그는《최강의 다이어트 카니보어 코드》에서 장기적인 키토시스가 인간에게 최적의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키토시스는 단식을 모방하는 것으로 진화의 맥락에서 보면 기아에 해당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어 하지 않았을 것이며 구할 수 있었다면 고기와 과일, 꿀 등의 식량을 먹었을 것이다.
단기적 키토시스나 단식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우리의 선조들도 분명 그런 기간을 겪었을 거로 추측한다. 하지만 기간이 너무 길어져 몸에 임계치를 넘어서면 좋은 점보다 위험이 커질 것이다. 일정 기간 단식하거나 탄수화물을 제한한다면 남성과 여성 모두 테스토스테론 및 오전·오후의 코르티솔, 갑상샘 호르몬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거나 기분이 저조해지기 시작하면 몸에 무리가 된다는 의미다. 특정 식품이나 모든 식품을 제한하는 방법은 소화관을 자극하거나 면역 증상을 유발하는 식품을 알아내는 데 유용하다.
식물을 다량 섭취하더라도 건강하다면 식사에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만, 당뇨병, 피부 문제, 염증성 장질환, 과민성 장질환, 호르몬 불균형, 자가 면역, 정서장애, 기력 저하 등으로 고통받는다면 카니보어로 삶의 질을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원하는 건 단순한 증상 개선이 아니라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 이해와 치유이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식물을 약용으로 쓰는 것과 식사의 상당 부분을 식물성 식품으로 채워 먹는 건 차이가 크다는 점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요즘 나는 다진 쇠고기로 만든 스테이크와 몇 십 그램의 심장과 간, 과일, 생우유, 치즈를 주로 먹는다. 이 방식을 나는 카니 보어 지향 식단이라 일컫는데 100% 카니보어와는 조금 다르다.
다음 포스트에서 문제가 있는 장의 치유와 체중감량에 특히 큰 효과를 나타내는 카니보어를 살펴보자.
스티븐 R. 건드리의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 엘러나 콜렌의 《10% 인간》, 폴 살라디노의 《최강의 다이어트 카니보어 코드》, 윌 콜의 《케토채식》, 에다 아카시의 《장내 세균의 역습》, 윌 벌서위츠의 《최강의 식물식》, 헨드리크 슈트레크의 《면역체계》, 프레드 프로벤자의 《영양의 비밀》 외 여러 서적을 참고하여 발췌, 편집하였습니다.
'왜 아플까 > 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로콜리 너마저! 체중감량-장건강⑤ (2) | 2025.02.18 |
---|---|
장의 기능 (2) | 2025.02.17 |
칼로리 제한(Calorie Restriction)=체중감량=장건강③ (2) | 2025.02.15 |
장 누수(leaky gut)=체중감량=장건강② (4) | 2025.02.14 |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군 유전체)=체중감량=장건강① (2) | 2025.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