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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지방을 먹어야 합니다

by belly fat 2024.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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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식단에서 지방을 줄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건강 특히 심장병과 비만의 원인이 지방이라고 교육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동안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능숙하지 못했던 언어소통, 생활 속에서 24시간 느껴졌던 사고방식과 문화적인 괴리감,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에 대한 향수, 그 속에서 날마다 주어지는 과업들은 능력에 비해 벅찼고 힘들었습니다. 수업준비를 하는 책상 위에는 노래방 새우깡 봉지 크기의 스낵봉지(가격이 저렴하므로)와 탄산음료가 같이 자리 잡곤 했습니다. 스낵과 탄산음료는 힘든 생활의 위안거리였습니다. 불량한 습관 기억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점점  체중은 늘어가고 그 원인을 육류의 포화지방 탓으로 생각했습니다.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육류의 섭취가 엄청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육류를 줄이려고 노력했고 그 부족분을 백미밥으로 대신했고 불만족스러웠던 포만감을 다시 책상 위에서 스낵과 탄산음료로 채웠던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지난 60년간 권장된 저지방 식단의 피해자들입니다.
 
탐사보도 저널리스트인 니나 타이숄스는 자신의 책 《지방의 역설》에서 우리가 지방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60년간 권장된 저지방 식단은 전 세계인의 건강을 위험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이 책은 과학적 조사의 결과물이자, 독선적이고 권력 지향적인 영양학계의 이면을 까발린 ‘폭로’입니다. 9년에 걸친 끈질긴 조사를 통해, 저자는 포화지방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과학계와 대중의 통념에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과정을 낱낱이 밝히고 또 최근의 연구 결과들이 비만과 콜레스테롤의 주범이 지방이라는, 우리의 믿음에 가까운 ‘상식’을 어떻게 뒤집는지를 보여줍니다.

 

전 세계인에게 저지방 채식 위주의 식단이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심은 배후에는 특정 개인들의 야망과 거대 식품산업의 이권 추구, 공익을 위해 일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전문가들의 무능함이 얽혀 있고, 대규모 임상 실험으로 포화지방의 누명이 모두 벗겨진 지금에도 포화지방에 반대하는 것은 편견과 타성임을 얘기합니다. 많은 과학 논문을 분석하고 여러 영양학자들을 인터뷰한 저자의 결론은 건강을 위해서는 지방을 다량으로 섭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방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특히 혈관 질환의 주범이라는 이론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로 받아들여졌을까요?
그 배경에는 세계를 심장병의 공포로 몰아넣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1969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미국의 제34대 대통령으로 전쟁 영웅이자 성공적인 대통령이었기에 그의 죽음은 전 세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그 무렵 보건학자 엔젤 키즈가 심장질환의 근원을 찾겠다며 대대적인 연구를 벌였습니다. 대통령의 죽음 이전에도 그는 심장병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했었고 1947년에는 미네소타주의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 사업가 283명을 5년마다 검사해서 그 결과 고혈압이 있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심장마비를 일으키기 쉽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런 그가 아이젠 대통령의 사망 이후 이전에 하던 연구를 이탈리아, 잉글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미국 등 7개국으로 확장하여 어떤 연유로 심장마비가 발생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논문에서 심장질환의 주범으로 포화지방을 지목했습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포화지방의 섭취율이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데이터에서 고의로 누락시킨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실 7개국만 조사한 것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영국 등 15개국의 데이터도 취했지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만 취합하고 나머지 15개국의 데이터는 의도적으로 배제했습니다. 이 누락된 데이터까지 취합하면 그의 연구 결과는 전혀 달라지는 것입니다. 

 

미국 식생활 위원회는 엔젤 키즈의 잘못된 논문을 근거로 1980년에 권장 식단을 발표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지방 식단의 시초인 셈입니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포화지방이 악마 같은 존재로 여겨지면서 식품산업은 지방이 적은 음식을 만들고 마케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방을 뺀 다음 설탕을 집어넣어, 지방을 제거함으로써 함께 사라진 맛을 설탕으로 채워 넣은 것입니다. 식탁에서 포화지방이 사라지면서 가공된 탄수화물과 식물성 지방이 그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식품산업은 나날이 번창했고 그럴수록 가공식품도 늘어났습니다. 사람들에게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먹으라고 30~40년 동안 권장해 왔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뚱뚱해지고 당뇨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미국심장협회는 1961년부터 심장 질환에 대항하기 위해 저지방 식단을 처방했고, 미국농무부는 1980년부터 남녀노소에게 저지방 식단을 권장해 왔습니다. 저콜레스테롤 식단이 국가 정책에 반영된 데는 미국 심장 협회와 영양학자들이 심장질환의 해결책으로서 이 식단을 열렬히 지지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더 중요한 배경에는 미국 정부가 휘두른 막강한 권력이 있었습니다. 1970년대에 상원에서 작성한 《식단 개선 목표》는 ‘지금이 바로 긴급한 공중 보건 문제에 대해 행동을 취할 때’라는 과거 키스와 스탬러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상원의 보고서는 “해롭다고 생각되는 습관을 바로잡기에 앞서 최종 증거를 기다리고 있을 여유가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육류, 유제품, 식이 지방을 전부 제한하고 곡물, 과일, 채소 등의 섭취로 전환하는 거대한 영양 실험(지난 60년간 권장된 저지방 식단은 전 인류를 대상으로 한 통제되지 않은 실험이나 마찬가지였다)에 착수했습니다. 동물성 포화지방은 다불포화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이것은 낯설고 검증되지 않은 식단으로, 단지 아이디어에 불과했으나 미국인들에게 진리인 양 제시되었습니다. 다불포화지방이 다량 함유된 식단이 암 사망률을 높인다는 임상 실험 결과에서부터 다불포화 기름에 맹독성 산화 부산물이 들어 있다는 최근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다불포화 기름은 건강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불포화 기름은 20세기를 통틀어 단일 식재료로는 섭취량이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여기에는 전문가들의 권고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권장해 온 저지방 식단은 우리의 건강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비만과 당뇨의 유병률이 폭증했고, 심장 질환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의 연구들은 저지방 식단은 비만, 심장 질환, 당뇨, 암에 맞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2015년 미국 식생활지침 자문위원회(DGAC)는 기존 하루 300mg으로 제한하던 콜레스테롤 섭취 권고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다수의 건강한 사람은 계란 같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해도 몸에서 자연적으로 콜레스테롤 합성을 조절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 식생활지침 자문위원회는 5년 전 식품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를 300mg(계란 한 개 당 215~275mg 함유)으로 제한했는데, 자신들의 주장을 철회한 것입니다. 최근 일본 정부도 건강안내서에 콜레스테롤 한도를 폐지했습니다. 미국의 지침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식품 속 콜레스테롤(DC)은 혈중 콜레스테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80%는 간에서 합성되고 20%는 식품을 통해 흡수됩니다. 우리 몸은 식품 속 콜레스테롤 섭취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 식품 속 콜레스테롤 흡수율과 콜레스테롤 합성을 감소시켜  LDL 수준을 스스로 조절합니다.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섭취하는 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거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손도 대지 않는데도 콜레스테롤이 상당히 높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들 음식이 주범이 아니라는 방증입니다. 

 


지난 10년간의 대규모 임상 실험에서 포화지방은 심장 질환, 비만, 당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포화지방의 혐의에 대해 엄밀히 조사해 보니 모두 무죄라는 것입니다. 이제 포화지방에 대한 반대를 지탱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편견과 타성에 젖은 세대입니다. 2013년 미국심장협회-미국심장병학회 지침이 보여주듯이 현존하는 편견과 타성은, 뚫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닐지라도, 변화에 맞서는 강고한 장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10년간의 연구들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이 요법은 심장 질환, 비만, 당뇨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임상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포화지방은 체온을 유지하고 외부의 충격에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세포막의 50퍼센트는 포화지방이고 모유의 50퍼센트 이상이 포화지방입니다. 우리 몸은 포화지방을 원합니다. 몸에 좋은 지방을 섭취하는 방법은 동물성 식품에 풍부한 포화지방을 먹는 것입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금기시 했던 식품을 먹어야 합니다. 육류, 달걀, 치즈, 우유를 배척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맛있는 음식들을 다시 식탁에 올려야 할 때입니다. 지방을 더 많이 섭취해야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니나 타이숄스의 《지방의 역설》과 《mbc스페셜, 지방의 누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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